헝가리

헝가리, 정부 비판 혐의로 라디오 방송국 폐쇄

[부다페스트-EU데일리] 정부와 총리에 대한 비판을 지속적으로 한 방송국의 방송 사업자 허가가 취소되었다.

[부다페스트-EU데일리] 헝가리 정부 당국은 오르반 빅토르 총리를 지속적으로 비판하며 청취자들의 지지를 받아온 민영 라디오 방송국인 클룹 라디오 (Klubradio) 폐쇄를 명령했다. 해당 방송국은 친 정부 성향의 국영 방송국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정부 정책과 총리 개인에 대한 비판을 지속적으로 이어오며, 헝가리 국내외 많은 청취자들의 지지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진다. 부다페스트 사법 당국의 폐쇄 명령이 현지 시간으로 어제(2.9) 선고된 가운데, 오는 15일부로 해당 방송국의 방송사업자 허가를 취소하기로 확정되었다. 클룹 라디오는 지난 19년 동안 클럽 뮤직을 주된 콘텐츠로 송출해온 가운데, 종종 헝가리 집권당인 Fidesz 피데스 당 대표를 겸임하는 총리 오르반 빅토르를 포함한 정부와 여당 모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온 것으로 유명하다. 

한편, 이러한 폐쇄 명령을 예견한 듯, 지난주 헝가리 국립 언론인 협회는 유일하게 정부의 통제를 벗어나 올바른 목소리를 내던 미디어 (가 사라질 수도 있다)라는 내용의 우려 가득한 성명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수년 동안에 걸쳐 유럽 연합(EU) 차원의 헝가리 총리와 내각에 대한 독재에 가까운 언론 장악을 경고해온 사실을 그대로 입증하는 듯한 사례가 되었다. EU 각급 지도자들과 산하 기관 등은 지난 10년여에 걸쳐 헝가리뿐만 아니라 인접 국가인 슬로바키아, 체코, 폴란드, 루마니아 등으로 이어져온 민주주의 원칙에 대한 다각적인 쇠퇴 우려를 꾸준히 나타내며, 헝가리 총리로서 장기 집권체제를 이어온 피데스(Fidesz) 정당 대표인 오르반 빅토르와 그 주변 인사들의 언론 통제를 비롯하여, 과반수 의결로 결정되어온 EU 정책과 방향에 대한 지속적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매우 심각한 우려와 경고를 수차례에 걸쳐 이어오는 상황이다.

또한, 오르반 빅토르 총리의 열혈 지지자로 알려진 주요 인사들이 장악한 헝가리 언론사 협의회는 지난해 10월에 이미 클룹 라디오 방송국의 허가를 갱신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으며, 그 주된 근거로 규정 위반을 들었다. 해당 규정 위반은 표면적으로는 방송 콘텐츠에 관한 보고서 미작성 및 부실기재 등의 혐의를 지적하고 있기에, 다른 정부에 대한 비판적 논조를 유지하는 방송국과 미디어 등의 경우에도 여전히 허가 취소 또는 갱신 불가의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이다. 클룹 라디오는 저녁 6-9시에 토크쇼와 청취자 전화 연결 등을 통해 다양한 국민들과 단체들의 목소리를 전파하며 높은 청취율을 기록 중이었다. 

대표적 진행자로 알려진 볼가르 죠지 (Bolgar Gyorgy)는 도이체 벨레(DW)와의 인터뷰를 통해 엄청난 혼돈을 겪는 중이고,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을 갖은 수를 써서 훼방을 놓는 현 정권은 거의 독재에 가깝다라는 말을 남겼다. 특히, 2002년 개국 당시 전국 방송으로 시작한 클룹 라디오는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장기 집권을 시작한 2010년부터 점차 방송 가능 지역의 축소라는 은밀한 통제를 받기 시작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2021년 현재는 오직 수도 부다페스트에서만 청취가 가능하도록 주파수 통제가 극에 달했기 때문에, 해당 방송국은 온라인 팟캐스트 등으로 방송을 확대하려는 계획도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헝가리의 최근 10여 년 동안의 정치 환경은 독재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음에도, 지난 1950년에는 독일 나치의 지배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고, 1989년에는 소련 (소비에트 연합 Soviet Union)의 통치에서 벗어나 독립을 선언하기도 하는 등, 사실상 유럽 내에서는 반 독재의 선봉에 섰던 국가와 민족으로 유명하다. 놀랍게도, 지금은 독재자의 모습으로 유럽 각국의 비판을 받고 있는 오르반 빅토르 총리조차도, 지난 1989년 소련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한 헝가리 청년 민주투사 연합의 대표 주자로서 불과 만 26세에 정치 커리어를 시작한 입지전적인 민주 투사형 인물이다. 특히, 정계 데뷔 후 약 10년이 지난 1998년에 처음으로 총리직에 선출되어 2002년까지 재임한 이후, 2010년에 두 번째로 총리직에 선출된 이후로 11년째 장기 집권을 할 정도로 그의 정치적 영향력은 막강하다. 

때문에, 헝가리 국내외에서는 이러한 그의 모습이 변절한 민주투사 또는 헝가리의 푸틴으로 묘사되는 등, 최근 5년 동안에 걸쳐 이어져 온 반 EU-반 이민 정책이나 친 인척 및 측근의 각종 특혜 등으로 인해, 지난 2016년 유럽 각 언론에서 토픽으로 상당 기간 동안 보도했던 한국의 박근혜 정권에 반대하는 촛불시위에 대한 헝가리 국민들의 부러움과 자성의 목소리가 상당 기간 이어진 바 있다. 또한, LGBT 등 성 소수자 인권 관련한 시민 사회의 높아져가는 존중의 목소리를 비롯하여, 정치권의 친 인척 특혜와 비리 문제 등에 대한 지속적인 고발과 파묻기 공방은 한국의 정치 상황과 나란히 비교 대상에 오를 만큼, 한국에 관심이 많은 일부 헝가리 시민 사회의 경우에는 자신들의 시위나 미디어를 통한 정부 비판 등의 방법을 한국의 그것과 꾸준히 비교하며 다시 한번 민주화 투쟁에 나서려는 노력을 꾸준히 이어가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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